라바리니가 아낀 'My opposite' 김희진 "처음으로 엉엉 울었어요"
2020. 1. 16.

인천공항에서 만난 김희진의 표정도 밝았다. 김희진은 "매번 힘들게 티켓을 따긴 하는데 이번에는 부상도 있었고, 정말 힘들었다"면서 "도쿄에서는 아프고 뭐고 없다. 어디 부러져도 죽어라 해야 한다. 언니들과 마지막일 수도 있고, 나도 마지막일 수도 있다. 기회라는 것이 언제 올지 모른다. 올림픽 메달을 꼭 따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김희진은 이번 태국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전을 앞두고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최종 14인 엔트리를 두고도 고민이 깊었다. 김희진도 "가기 전부터 대표팀에 합류할지, 다시 집으로 돌아갈지 고민이 많았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날 믿고 선생님들이 잘 이끌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현지에 도착해서 갑자기 몸이 안 좋아졌다. 괜히 이 대회에 와서 민폐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팀 분위기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감독님이 개인 면담을 하면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나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아픈 것 따위 티켓 얻은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희진에게 용기를 불어 넣었다. 김희진은 "내게 '마이 아포짓'이라고 많이 말해준다. 면담을 하면서도 옆에 테디베어가 있었다. 감독님이 '난 저렇게 가만히 있는 테디베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이 배구를 할 수 있는 너를 보고 싶었다'고 하셨다. 나도 '아임 유얼 테디베어'라고 말하며 장난치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승리를 확정지은 뒤 김희진도 눈물을 흘렸다. 김희진은 "원래 안 그러는데 진짜 엉엉 울었다. 처음이다. 지난 4주 동안 나 때문에 치료 파트 선생님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새벽 1, 2시까지도 붓기 다 빼주시고 그랬다. 경기 들어가기 직전까지 확인하기도 했다. 그런 것들이 스쳐지나가면서 많이 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라바리니 감독에게 "내가 안 되는 상황에서도 날 믿고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고, 선수들에게는 "언니들, 동생들 모두 수고했다. 내가 안 되는 부분도 채워누르자 고생했다. 앞으로는 아프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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