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탈꼴찌, 김희진 '오른쪽 공격력'이 통했다
2020. 3. 4.

바로 그 때부터 김희진의 외로운 이중생활(?)이 시작됐다. 루키 시즌을 보낸 김희진은 대표팀에 선발돼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는데 런던 올림픽에서 김형실 감독은 김희진을 센터가 아닌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했다. 양효진(현대건설)과 정대영(도로공사)이 버틴 센터 포지션보다는 177cm의 황연주가 지키는 오른쪽의 신장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유망주 김희진으로 하여금 높이를 강화해 준 것이다.

고교 시절 '천재소녀'로 불리던 배유나(도로공사)가 센터로 자리 잡은 것처럼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던 선수도 연차가 쌓이면 한 포지션에 정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희진은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센터와 라이트의 '두 집 살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센터로 활약한 소속팀에서는 3번의 우승과 함께 기업은행을 6연속 챔프전으로 이끌었고 라이트로 활약한 대표팀에서도 런던올림픽 4강, 리우올림픽 8강,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공교롭게도 기업은행은 김희진을 다시 오른쪽으로 돌린 22일 도로공사전에서 3-0 승리를 따내면서 탈꼴찌에 성공했다. 물론 도로공사가 최근 6연패를 당하며 팀 분위기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지만 기업은행이 4라운드까지 도로공사를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오른쪽 김희진의 경쾌한 움직임이 셧아웃 승리의 주 요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어나이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고 서브리시브를 강화하려면 김희진을 센터로 두고 백목화가 선발 출전하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일지 모른다. 풀타임 소화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변지수와 김현지의 센터 포지션 소화 여부도 걱정이다. 하지만 박정아가 떠난 이후 지난 세 시즌 동안 기업은행에 필요했던 것은 김희진의 '높이'가 아닌 폭발적인 '공격력'이었다. 배구팬들은 V리그에서 풀타임으로 활약하는 '오른쪽 공격수 김희진'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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